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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소설 - 도박으로 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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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정직과 성실을 바탕으로 살아오신 부모님 밑에서 자랐다. 부족함 없는 유년 시절을 보냈지만, 그 시절 이미 내 안에는 도박 중독의 싹이 자라고 있었다는 것을 이제야 깨닫는다. 어쩌면 그때부터 난 운명처럼 이 길로 향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우리 가족은 평범했다. 아버지는 학원을 운영하셨고, 색다른 교육관으로 많은 학부모님들의 지지를 받으며 꽤 큰돈을 벌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학원은 망했고, 우리 가족은 하루아침에 판자촌으로 이사를 해야 했다. 방 한 칸짜리 집에서 네 식구가 살았다. 그때부터였을까. 내 마음 한구석에 자리 잡은 가난에 대한 두려움이, 훗날 도박이라는 깊은 늪으로 나를 이끌게 될 줄은 몰랐다.


초등학교 5학년, 그때 처음으로 도박의 달콤한 맛을 보았다. 놀이터에서 하는 구슬치기였다. 처음에는 늘 지기만 했다. 문방구에서 200원에 사온 구슬들은 하루도 못 가 친구들에게 모두 빼앗겼다. 하지만 어느 날, 이웃 동네 아이들과의 승부에서 처음으로 큰 승리를 거뒀다. 그날 저녁, 체육복 주머니에 가득 찬 200개가 넘는 구슬들을 만지작거리며 느낀 그 짜릿함을 잊을 수 없다.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나는 더 큰 세계를 보았다. 우리 동네 친구들과는 달리, 같은 학교 친구들 대부분은 좋은 환경에서 자랐다. 그들은 학원을 다녔고, 시험의 중요성을 알았다. 반면 나는 학원이란 곳을 가본 적도 없었고, 시험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몰랐다.


중학교 1학년 중간고사, 전교 450명 중 중위권 성적을 받았을 때 아버지의 실망감은 컸다. 이전에 학원을 운영하셨던 아버지는 자식 교육에 대한 욕심이 있으셨다. 그 후 아버지는 새벽까지 나를 직접 지도하셨고, 결국 특수반에 들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그때부터였다. 쉬는 시간마다 교실 구석에서 벌어지는 동전 도박에 빠져들었다. '판치기'라고 부르는 이 놀이는 책 위에 동전을 올려놓고 손으로 쳐서 앞뒷면을 맞추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작은 금액으로 시작했지만, 점점 판돈이 커졌다. 어머니의 지갑에서 돈을 훔치기 시작했고, 그렇게 도박의 길로 한 발짝 더 들어섰다.


대학교 2학년이던 2002년, 월드컵의 열기가 한창일 때였다. 친구들과 함께 응원하러 갔던 호프집에서 불법 스포츠 도박을 처음 접했다. 그때만 해도 이것이 내 인생을 완전히 망가뜨릴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처음에는 소액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도박은 결코 작은 상태로 머물러 있지 않았다. 점점 더 큰 돈을 걸게 되었고,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을 모두 날렸다. 그러다 끝내 선을 넘고 말았다. 부모님이 10년 동안 갚아오신 빚을 청산하고 모아두신 4천만 원과, 내 앞으로 만들어준 통장의 2천만 원을 모두 도박에 써버렸다.


결국 아버지의 명령으로 학군단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곳에서 여자친구를 만나 결혼까지 했다. 첫째 딸, 둘째 아들을 낳으며 잠시나마 평온한 생활을 했다. 하지만 운명은 나를 가만두지 않았다.


2007년 겨울, 군용 지프차 전복 사고로 허리를 크게 다쳤다. 수술을 받았지만 회복이 쉽지 않았다. 앉아있기도 힘들고 뛸 수도 없는 상태가 되었다. 두 아이와 아내를 부양해야 하는데 앞이 캄캄했다.


2011년, 주식 투자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놀라운 수익을 냈다. 한 달 만에 99%의 수익을 보았다. 이번에야말로 인생역전의 기회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함정이었다. 9천만 원을 주식에 투자했지만, 하루 만에 1,200만 원을 잃었다. 결국 아내와 아이들마저 떠나보내야 했다.


2017년, 이번에는 암 진단을 받았다. 그 와중에도 코인이라는 새로운 도박의 유혹에 빠져들었다. 부모님께 협박까지 해가며 돈을 받아내 투자했지만, 그것마저도 모두 잃고 말았다.


이제 나는 병원 침대에 누워 지난날을 되돌아본다. 도박은 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들을 모두 앗아갔다. 가족, 친구, 건강, 그리고 희망까지.


도박은 절대 출구가 될 수 없다. 그것은 오직 더 깊은 나락으로 이끄는 함정일 뿐이다. 나는 이제 남은 시간 동안 내 이야기를 통해 다른 이들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도박의 달콤한 유혹에 빠진 이들에게 말하고 싶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주변의 도움을 받아 이 굴레에서 벗어나라. 도박은 결코 인생의 해답이 될 수 없다. 그것은 오직 파멸로 가는 지름길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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