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英, 캄보디아 프린스그룹 21조원 압류…동남아 최대 사이버범죄 조직 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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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즈 회장 기소, 117개 계열사 동결…"인신매매·고문 동원한 산업형 사기"
미국과 영국이 캄보디아를 근거지로 대규모 온라인 사기와 인신매매를 자행해온 프린스 그룹(Prince Group)에 대해 동남아시아 사이버범죄 조직을 겨냥한 역대 최대 규모의 합동 제재를 단행했다.
미국 법무부는 14일(현지시간) 프린스 그룹 회장인 중국계 캄보디아인 천즈(Chen Zhi, 38)를 전신 사기 공모 및 자금세탁 공모 혐의로 브루클린 연방법원에 기소하고, 그가 보유한 비트코인 약 12만7271개(현재 가치 약 150억 달러·21조원)를 압류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미국 법무부 역사상 최대 규모의 암호화폐 압류 사례다.
천즈는 현재 도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지노 위장한 '산업형 사기 단지' 적발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프린스 그룹을 '초국가적 범죄조직'(Transnational Criminal Organization)으로 규정하고, 천즈 회장을 포함해 117개 계열사와 다수의 개인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프린스 그룹이 진베이 카지노(Jin Bei Casino)를 포함한 호화 호텔과 카지노를 운영하면서 온라인 사기, 갈취, 강제 노동으로 벌어들인 수십억 달러를 세탁해왔다고 밝혔다.
특히 진베이 그룹은 고급 호텔 및 카지노 운영업체로 위장했지만, 실제로는 갈취, 강제 노동, 살인까지 자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시설 직원들은 기술직 및 고객서비스 일자리를 미끼로 노동자들을 유인한 뒤 감금하고 온라인 사기를 강요했다고 미국 당국은 밝혔다.
미국 당국은 진베이를 2023년 25세 중국인 사망 사건 및 FBI 수사 중인 한 건에서만 최소 1800만 달러의 미국인 피해와 연결시켰다. 프린스 그룹이 진베이와 거리를 두려 했지만, 캄보디아 정부 기록에는 천즈가 최고경영자로 기재돼 있다.
'피그 부처링' 수법으로 166억 달러 피해
재무부는 프린스 그룹이 '피그 부처링(pig butchering)'이라 불리는 정교한 온라인 투자 사기를 산업적 규모로 운영해 전 세계 피해자들에게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입혔다고 설명했다. 미국 시민들만 최근 몇 년간 온라인 투자 사기로 166억 달러 이상의 피해를 입었으며, 캄보디아와 인근 국가에 기반을 둔 조직들이 이러한 급증을 주도했다고 미국 당국은 밝혔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초국가적 사기의 급속한 확산으로 미국 시민들이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입었으며, 평생 모은 저축이 몇 분 만에 사라졌다"며 "영국과의 공조는 피해자를 보호하고 외국 사기범들을 단속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교한 암호화폐 세탁 기법 동원
법무부 소장에 따르면 천즈와 공범들은 '스프레잉(spraying)'과 '퍼널링(funneling)' 등 정교한 암호화폐 세탁 기법을 사용해 수천 개의 디지털 지갑을 통해 거래를 분산시켜 도난 자금의 출처를 은폐했다.
일부 암호화폐는 나중에 법정화폐, 고급 자산, 요트, 전용기, 별장, 시계, 뉴욕에서 구입한 피카소 그림 등 고가 물품으로 전환됐다.
존 아이젠버그 법무차관보는 "혐의가 사실이라면, 피고인은 프린스 그룹 산하에서 운영되는 광범위한 사이버 사기 제국의 배후"라며 "인신매매 피해 노동자들이 감옥 같은 수용소에 갇혀 전 세계 수천 명을 표적으로 산업적 규모의 온라인 사기를 수행하도록 강요당했다"고 밝혔다.
인신매매·고문 피해자들의 증언
미국과 영국 당국은 프린스 그룹 수용소의 노동자들이 인신매매 피해자로, 탈출을 시도할 경우 구타, 갈취, 성적 학대를 당했다고 밝혔다. 피해자들은 전 세계 사람들을 속이는 사기 웹사이트를 운영하도록 강요당했다.
재무부는 프린스 은행(Prince Bank), 프린스 부동산(Prince Real Estate) 및 기타 자회사를 통해 해외 자산을 관리하고 수익을 세탁한 혐의를 받는 최고 경영진 및 재무 보좌관을 포함해 117개 계열 기업과 다수의 개인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영국도 런던 부동산 1조9000억원 동결
영국 외교·연방·개발부(FCDO)는 천즈, 프린스 홀딩 그룹 및 관계자들에 대해 미국과 동일한 제재를 부과했다.
영국 정부는 런던에 있는 1200만 파운드(약 228억원)짜리 저택, 1억 파운드(약 1900억원) 규모의 사무용 건물, 아파트 17채를 동결했다. 천즈를 비롯한 이들은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사업체를 두고 런던 부동산 시장에 투자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이베트 쿠퍼 영국 외무장관은 "이런 끔찍한 스캠 센터의 배후에 있는 자들은 취약한 사람들의 삶을 망치면서 그 돈을 묻어두기 위해 런던의 주택을 사들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팔라우까지 확장…마카오 조폭과 연계 의혹
프린스 그룹 네트워크는 팔라우까지 확장된 것으로 드러났다. 천즈는 마카오 유명 조폭 완 꾸옥 코이(Wan Kuok Koi, 일명 '브로큰 투스')와 연결된 중국 기업인 로즈 왕(Rose Wang)의 도움으로 팔라우의 한 섬을 임대해 고급 리조트 개발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관계자들은 팔라우 사업이 조직범죄 네트워크가 리조트와 카지노 프로젝트를 자금세탁의 은폐 수단으로 사용해 태평양 지역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라고 밝혔다.
후이원 그룹도 제재…북한 해킹 자금 세탁 연루
재무부는 별도로 2021년 이후 최소 40억 달러의 불법 수익을 세탁한 혐의를 받는 캄보디아 대기업 후이원(Huione) 그룹에 대해서도 미국 애국법에 따라 미국 금융기관과의 거래를 금지하는 규정을 확정했다. 이 중 3700만 달러는 북한 해킹 조직이 탈취한 가상화폐로 확인됐다.
이 규정은 후이원을 미국 금융 시스템에서 사실상 차단하며, 은행들이 이 그룹과 연결된 계좌를 유지하거나 거래를 처리하는 것을 금지한다.
한국서도 사무실 운영 정황…국내 연루 의혹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프린스 그룹의 부동산 계열사인 '프린스 리얼 이스테이트 그룹'은 홈페이지에 서울 중구 순화동에 한국 사무소가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서 의원실이 해당 사무실을 찾아간 결과, 17층에 위치한 사무실은 공유 오피스로 프린스 그룹의 영업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또 2022년에는 캄보디아 한국상공회의소와도 교류를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서범수 의원은 "프린스 그룹의 부동산 계열사가 주로 자금 세탁에 사용된 정황이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비슷한 일을 한 게 아닌지 수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새 제재로 미국 내 자산 전면 동결
새로운 제재에 따라 지정된 단체들의 미국 내 모든 자산이 동결되며, 미국 시민과 기업들은 이들과의 거래가 금지된다.
재무부는 이번 제재 조치를 올해 초 미얀마 군벌, 필리핀 기술 기업, 캄보디아 사기 조력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치에 이어 사이버 사기에 대한 확대 캠페인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OFAC는 "오늘의 공조 조치는 취약한 사람들을 먹이로 삼고 금융 시스템을 훼손하는 이러한 폭력적 범죄 조직을 와해시키려는 우리의 결의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관광업이 GDP의 3위 수입원인 스리랑카는 중앙은행이 강력한 관광 실적에 힘입어 올해 경제성장률을 약 4.5%로 전망했는데, 이는 세계은행의 4월 전망치 3.5%보다 크게 높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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