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8월 게임 풍경
본문
철봉tv,10만 구독자 돌파,축하드립니다.
카지노 수기 공모전에 응모합니다.
강원랜드 성수기 8월의 카지노 게임 풍경을 제 개인적인 스토리를 통해 묘사해 봤습니다.
2025년 8월.강원랜드.
폭염과 폭우,다시 폭염과 열대야가 반복되는 살인적인 여름이었다.
하지만 사북의 밤은 달랐다.
열대야가 없는 도시답게 해가 지고 땅거미가 내려앉자 사북의 저녁 공기에는 서늘한 기운이 흘렀다.
휴가철 성수기답게 사북의 읍내는 번잡하고 시끌벅적했다.
전국 각지에서 카지노와 워터월드 손님들이 한꺼번에 몰려든 탓이다.
사북오거리에서 사북시장을 지나 사북파출소까지 도로는 차량행렬로 뒤죽박죽 뒤섞였고 여기저기서 경적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
고깃집,식당들은 대부분 만석으로 외지 손님들로 넘쳐났다.
남아를 목마 태운 아빠와 여아 손을 꼭잡은 엄마가 맛집을 찾아 식당 앞을 기웃거렸고,청춘남녀 예닐곱 명이 왁자지껄 몰려다니며 거리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한 사내가 찐 옥수수를 먹으며 사북역에서 읍내를 내려보았다.
호텔,모텔,전당사,타이마사지,식당들 간판에 하나둘 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사내는 마음이 심란했다.
지금이라도 다시 객장으로 올라갈까.
사내는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미련을 꾹 눌러대며 마음을 다잡았다.
게임을 끝내고 귀가하기 위해 사북역까지 내려왔지만, 다시 객장에 올라가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결코 게임을 더 하고 싶어서가 아니었다.
오늘 옆자리에서 같이 게임을 한 이모 얼굴이 떠올랐다.
빼어난 미모에 중년의 우아함이 물씬 묻어나는 고급진 분위기.
여성스럽고 앙증맞은 몸짓,나긋한 목소리가 여전히 사내의 마음을 흔들고 있었다.
이모는 붙임성이 좋은 여자였다.
사내가 자리에 호출되서 앉은지 10분도 안되서 말을 걸어왔고,30분도 지나지 않아서 귓속말을 해왔다.
삼촌,이번 판 플이야?뱅이야?
남자를 자극하는 향수와 살냄새가 확 덮쳐왔다.
세상에나!
만난지 30분만에 여염집 아낙네가 처음 본 남정네에게 귓속말을 하는 곳이 여기말고 또 있을까.
카지노는 이런 곳이다.
사내는 곧바로 이모 귀에 귓속말을 날렸다.
이모 먼저 가,플이든 뱅이든, 따라갈게.
윤기나는 눈동자,
희고 매끈한 목덜미,
빨간 립스틱이 반쯤 묻어있는 입술,
코 끝에 묻어나는 욕정에 취해 그는 정신이 아득해짐을 느꼈다.
볼만한 것은 이모의 미모만이 아니었다.
그녀의 베팅 실력 또한 출중했다.
만원,이만원으로 툭툭 던지다가 그림이 모양을 갖춘다싶으면 바로 풀베팅에 가까운 강벳을 연신 날려버리는데 적중률이 상당했다.
오,쫌 하는데.
이모의 미모와 베팅에 반한 사내 가슴에 새로운 욕망이 자리잡았다.
칩을 따고 싶다는 욕망이 희석되면서 이 여자를 따고싶다는 욕망이 가슴속 깊이 똬리를 틀었다.
이모와 수시로 귓속말과 속삭임을 주고받으며 남녀의 정을 나누었다.
그런대로 할만했던 두 슈가 순식간에 지나가고,
악슈가 시작되었다.
플이든 뱅이든 사람들 베팅이 몰리는 곳은 죽음이었다.
상식적인 바카라 베터라면 계속 죽을수 밖에 없는 개그림이 지루하게 이어졌다.
테이블엔 연신 한숨과 탄식이 쏟아졌다.
사내는 베팅을 쉬거나 미니벳만 베팅하며 바짝 몸을 낮추었다.
초구와 말구가 쉬지않고 무차별 풀벳을 질러댔는데 그 피해가 상당해보였다.
애석하게도 이모는 초구와 말구를 따라 다니며 같이 죽어가고 있었다.
슈가 괜찮을땐 베팅이 자유자재로 날라다니더만,
악슈가 되니까 역시 방어가 안되는구만.
이모 역시 보통의 베터들이 갖고있는 단점인 취약한 방어력이 문제였다.
이모의 칩이 무너져가는걸 지켜보던 사내가 안되겠는지 귓속말을 보냈다.
이모,그림이 너무 안좋은데,좀 참아.
사내가 애정이 담긴 목소리로 속삭였다.
응.
그러나 대답과는 달리 그녀는 이미 칩을 만지작거리며 그림판을 노려본다.
이모!잘 하다가 왜 그래!
참아!
응.
강베팅이 계속해서 부러지는게 분했는지 칩을 잡은 이모 손이 부들거렸고 볼은 실룩거렸다.
이모가 사내 말을 따라 베팅을 참고 견디는게 지루했는지,
순식간에 빠져버린 칩 때문에 속상했는지 그에게 장난섞인 화풀이를 했다.
이거 봐,플이잖아!
자기가 생각한대로 나왔다며 베팅을 못하게 말린 사내에게 응석을 부렸다.
처음엔 남들 눈에 안보이는 테이블 밑에서 발을 툭툭 치더니,언제부턴가는 대놓고 사내 팔뚝에 양 주먹으로 번갈아가며 다듬이질을 했다.
이제 베팅은 뒷전이고 사내와 이모는 귓속말과 스킨쉽을 주고받으며 노골적으로 애정행각을 벌였다.
사내의 귓속말이 입김이 셌는지,콧바람이 느껴졌는지,
이모가 간지럽다며 깔깔거렸다.
가뜩이나 슈도 안좋은데,
갑자기 터진 이모의 큰 웃음소리에 사람들이 사내와 이모를 못마땅하게 쳐다보았다.
특히 초구 아재가 인상을 찌푸리며 둘을 쏘아보았는데,이것들이 신성한 노름판에서 지금 뭐하는 짓이야 라고 말하는것 같았다.
악슈가 이어졌다.
핸디들이 자리를 비우며 들락날락거렸고 뒷전들도 수시로 바뀌었다.
더이상 사내와 이모사이에 귓속말이 오가지 않았다.
사내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기차 막차시간이 다가온 것이다.
인연을 만들고 싶은 이모를 두고 떠나자니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지만 어쩔수 없었다.
이 국가와 사회가 만든 가정과 직장이라는 질서속으로 편입해서 쳇바퀴 돌리는 삶을 계속 살아야 하니까.
이모에게 승리를 기원해주고,
아웃하지 않고 뒷전에게 자리를 물려주었다.
사북역에 기차가 들어오고 있었다.
동해발 청량리행 막차였다.
휴가를 맞아 방문한 관광객들과 강랜 전투에서 패배한 전사들이 뒤섞여 기차에 올랐다.
사내는 웬일인지 우물쭈물 망설였다.
이대로 그냥 가면 이모를 다시 볼 수 있을까?
잠시후 기차는 떠났지만 사내는 플랫폼에 그대로 서있었다.
허허,나도 참.
이게 뭐하는 짓인지.
그래,인생 성실히 살아봐도 달라지는건 없다.
사북역을 빠져나간 사내는 읍내로 내려가 저녁식사를 했다.
그리고 읍내 외곽에 자리잡은 원룸형 호텔에 들어갔다.
신생 호텔이라 룸 컨디션이 깔끔하고 보기가 좋았다.
침대에 누운 사내는 두 눈을 감았다.
1년전 만났던 이모 생각이났다.
사극에 나오는 중견 여배우를 쏙 빼닮은 연예인급 미모의 이모.
그때도 오늘과 비슷한 분위기였지.
이모와 궁합이 잘 맞아 테이블에서 애정행각을 펼치다가 그냥 막차를 타고 귀가해서 싱겁게 끝났던 혼자만의 로맨스.
얼굴을 기억해놨으니 언젠가 또 보겠지 하고 다음을 기약했지만 1년이 지나도록 다시 만난 적은 없다.
그때 이모 만큼은 아니어도 오늘 만난 이모도 매우 매력적인 여인임에 틀림없다.
그래,다음은 없다!
이번엔 놓치고 싶지 않아!
사내는 벌떡 일어나 다시 객장으로 올라갔다.
야간 객장은 한층 더 붐볐다.
슬롯머신은 빈 자리 찾기가 힘들었고 테이블도 이중으로 뒷전이 설 정도로 혼잡했다.
사내는 이모가 있는 테이블로 빠르게 걸었다.
혹시나 이모 신상에 변화가 있을까 노심초사하면서.
다행히 이모는 그 테이블 그 자리 그대로 있었다.
사내 입가에 씨익 웃음이 나왔다.
똑똑~~
사내는 이모 어깨에 노크하는 시늉을 하며 그녀를 불렀다.
어머!삼촌 집에 안갔어?
놀라움과 반가움이 곁들인 눈으로 이모는 사내를 맞이했다.
어,그렇게 됐어.
여기서 너무 늦게 나갔나 봐.
간발의 차이로 기차를 놓쳤어.
방 잡아 놓고 저녁 먹고 막 올라온거야.
그랬구나,저녁 여기서 같이 먹지,왜 혼자 먹었어!
나도 저녁 먹어야 하는데.
그럼 지금 먹던가,내가 같이 있어줄게!
정말?
그럼 가자!
팬지에서 이모는 갈비탕으로 식사를 하며 수다를 떨었고 사내는 맞은 편에 앉아 중간중간 추임새를 넣어주었다.
이모는 벌써 이틀 밤을 새다시피 게임을 했고 오늘이 삼 일째라 했다.
뜨거운 국물을 입김으로 식혀가며 조그만 입술에 숟가락이 살짝살짝 닿는 모양이 너무나도 사랑스러웠다.
식사를 끝낸 그 입술은 잠시후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운반하는 빨대를 빨았는데 작고 동그랗게 오므려진 입술과 움푹 패인 뺨이 너무나도 요염했다.
테이블엔 변화가 있었다.
눈총을 쏘았던 초구 아재가 사라졌고 거침없이 풀베팅을 쏘아대던 말구도 나가떨어졌는지 사라졌다.
슈는 전보다는 조금 나아보였지만 쉽지 않은 그림이었다.
그럭저럭 무난하게 슈는 끝났고,새로운 슈가 시작되었다.
시작부터 플뱅이 퐁당퐁당 옆으로 기더니 순식간에 열 개까지 옆줄이 이어졌다.
좋은 그림에선 맛있고 진한 향이 퍼지기라도 하는 것일까?
비교적 조용한 테이블이었음에도 어디선가 다들 귀신같이
알고 모여들었다.
뒷전 여기저기서 칩을 잔뜩 든 손들이 불쑥불쑥 들어왔다.
베팅을 잔뜩 올린 이모가 계속되는 연승에 기쁨을 주체하지 못했다.
기고만장해진 이모는 이제 귓속말을 하기 위해 사내에게 얼굴을 들이밀지 않았다.
귀 좀 대봐!
마치 여왕이라도 된 것처럼 짧게 명령했고,사내는 마치 신하가 된 것처럼 잽싸게 이모 입술에 귀를 대령했다.
달콤한 속삭임이 사내 귀를 간지럽히자,사내는 이모 옆구리를 찌르고 허벅지를 툭툭 치며 간지럽혔다.
둘은 서로 간지럽다며 깔깔 웃어제꼈다.
그렇다고 이모가 헤프거나 쉬운 여자는 아니었다.
뒷전에서 칩을 쥔 남자가 직접 칩을 놓기 위해 몸을 들이밀다가 이모의 옷깃만 스쳐도 그녀는 질색을 했다.
칩 여기 놓으세요!
제가 놔드릴게요!
뒷전의 무수한 남자들에게 단호하고 엄격한 모습을 보일때마다 사내는 감격했다.
외간 남자에게 이토록 엄격한 여자가 나에겐 관대한 모습이라니!
그래,스킨쉽은 나에게만 허용된 거야!
나만 이 여자를 만질 수 있어!
가슴 한 켠에서 이 정숙한 여자를 공격하고 파괴하고 싶은 욕구가 샘솟았다.
남들 눈을 조심한다고는 했지만 꽁냥꽁냥 게임을 즐기던 둘을 누가 시기라도 한 것일까?
예상치 못한 사건이 터졌다.
뒷전이 수시로 들락날락 바뀌는 와중에 지나가던 여자가 급하게 베팅을 들이미느라 이모와 부대끼며 충돌한 것이다.
사내가 돌아보니 파마 머리에 근골격이 발달해서 풍채가 좋은 여장부 모습이었다.
칩 여기 놓으면 놔 드릴게요!
이모가 짜증섞인 목소리를 내뱉자 여장부는 말없이 이모를 노려보았다.
올 플레이어 베팅에 뱅커가 나오며 테이블은 전멸했다.
옆줄이 끊어지며 그림이 변화를 보였다.
다음 판 뒷전에서 여장부가 다시 베팅을 들이밀었는데,이모가 딴 생각을 했는지 칩을 놓아주지 못했다.
거,칩 좀 놔줘요!
여장부의 날이 선 목소리에 이모가 칩을 놓아주었는데 누가 봐도 마지못해 한다는 듯한 액션이었다.
왜요?놔 주기 싫어요?
여장부가 시비조로 쏘아댔다.
그러는사이 카드가 오픈 되었고 또 뱅커가 나오며 다시 한 번 테이블은 전멸했다.
고거,되게 까탈스럽네!
오자마자 두 번 연속 풀베팅이 죽은 여장부가 뒷말을 내뱉으며 사라졌다.
완전히 변해버린 그림판에 핸디들이 플뱅 사이에서 방황하고 헤매이며 고난의 시간을 보내던중 이번에는 플레이어가 다섯개 나오며 밑줄을 내리고 있었다.
흩어졌던 뒷전들이 어디선가 또 모여들었는데 그중엔 여장부도 끼어있었다.
우연인지 의도적인지는 몰라도 여장부는 또다시 이모 뒷전에서 칩을 들이밀었다.
아휴,이 아줌마 또 왔네!
여장부를 알아챈 이모가 노골적으로 싫은 티를 냈다.
왜요?여기 오면 안돼요?
여기가 당신 전용....
여장부가 신경질을 부리며 따져물으려는 찰나,
아휴,됐어요!
여기오면 자꾸 죽는데,뭐하러 와요!
이모가 기분 상한다는 듯 여장부 말을 씹었다.
테이블의 미묘한 신경전을 아는지 모르는지 딜러가 카드를 오픈했고,뱅커에 내츄럴 9가 뜨며 플레이어는 5개에서 내려오지 못했다.
야!너 이리 나와 봐!
부아가 난 여장부의 목소리가 폭발했다.
누가 봐도 시비조의 까칠한 태도였다.
사내는 그만 짜증이 밀려왔다.
아이 씨..
사내의 욕설이 입밖으로 나오려는 순간,
그래!나간다!
뭐,어쩌자고!
자신의 뒷덜미를 낚아챈 여장부의 손을 뿌리치며 이모가 벌떡 일어나 돌아섰다.
그리고는 삿대질을 하며 악을 썼다.
그래,나왔다.
어쩔건데!
뭐,어쩔건데!
이 년 보게!
뭘 잘했다고 나불거려!
이 쪼끄만 게! 너 이리 와!
여장부가 이모의 옷을 잡아 끌자 이모가 맥도 못추고 끌려나갔다.
아오 이걸 그냥!
여장부가 손을 치켜올리자,
때려!때려!
어디 때려봐!
이모가 여장부 손을 향해 머리를 들이밀었다.
고객님!그러시면 안됩니다!
싸우시면 안돼요!
싸우지 마세요!
과장이 멀찌감찌서 말로만 둘을 말렸다.
잠시후 보안직원이 와서 둘을 말렸으나 소용이 없었다.
싸움이라는게 구경꾼들이 생기고 누군가 나서서 말리기 시작하면 더 커지듯 보안직원이 말리고 구경꾼들이 늘어나자 여장부의 행패는 더 심해졌다.
이 썅 년이 죽을려고 환장했나!
너 이 시팔년아 오늘 죽고 싶어!
그래,어디 죽여봐라!
이 년이 어따대고 지랄이야!지랄이!
뭐?이 년?
너 이 썅 년 오늘 죽어보자!
여장부가 사정없이 이모를 들배지기로 패대기치자 이모는 맥없이 나가떨어졌다.
이모가 악을 쓰고 일어나 여장부 젖통에 머리를 들이박았다.
아쿠쿠,나 죽네.
여장부가 풍선처럼 부푼 젖통을 움켜잡았다.
이러시면 안됩니다!
그만하세요!
하지마세요.
추가로 나온 직원까지 합세해서 둘을 떼놓았다.
직원들에게 양쪽으로 떼어져 씩씩거리며 싸움이 소강상태를 보였다.
한 직원이 나섰다.
다들 지나가세요!
여기 이렇게 모여 계시면 안됩니다.
직원이 양팔을 내저으며 군중을 해산시키자 사람들은 슬금슬금 흩어졌다.
자,두 분 같이 상황실로 모실게요.
따라오세요!
직원이 따라오라는 손짓을 하며 두 여자에게 안내를 했다.
난 안가요!
저 여자가 먼저 시비 걸었는데!
난 아무 잘못 없어요!
이모가 결백을 주장하며 저항했다.
둘다 정지 먹겠다고,주위에서 웅성거리는 소리에 겁을 먹었는지,
여장부가 풀이 죽어 소리를 죽여 말했다.
안 가면 안 되나요?
그냥 여기서 끝내주시면 안 되요?
안됩니다!
두 분 이미 욕설과 폭행을 하셨기 때문에 가셔야 합니다.
어서 가시지요!
두 여자가 체념한 듯 순순히 직원의 안내를 받아들였다.
이모가 잠시 자리로 돌아와 머리와 옷맵시를 다듬었다.
이모,따지지 말고 무조건 화해 해.
그러면 정지 안 먹을 수도 있어.
사내가 이모에게 살며시 조언을 던졌다.
그래,그렇게 할게.
이모가 덜덜 떨리는 손으로 가방안을 뒤적거렸지만 무엇을 찾는지 잊어버렸다는 듯 다시 지퍼를 잠갔다.
두 여자가 떠나자 테이블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승부의 열기속으로 빠져들었다.
한 시간이나 흘렀을까~~
슈가 끝나고 카드 셔플이 새로 진행될 때쯤,
이모가 조용히 돌아왔다.
어떻게 됐어?
사내가 조용히 물었다.
응.서로 사과하고 끝냈어.
사내는 순간 자신의 질문이 잘못됐다는 걸 깨달았다.
아니,정지 먹었냐고?
사내가 질문을 고쳐 다시 물었고,
서로 사과하고 받아들이면 정지 안시킨다길래 그렇게 했어.
출입정지를 각오하고 끌려갔다가 의외로 관대한 처분을 받아서 그런지 이모 얼굴은 평온해 보였다.
그래,잘 했어.
사내가 다정하게 이모 손등을 쓸어내렸다.
새로 시작된 슈는 만만치 않았다.
플그림으로 진행되는가 싶으면 바로 뱅그림으로 바뀌고,
뱅그림으로 초점을 맞추면 바로 플그림으로 바뀌고,
플과 뱅 사이를 다양한 그림으로 변신하면서 핸디들을 골탕먹였다.
한바탕 홍역을 치룬 이모의 베팅은 거칠었다.
풀베팅을 안했을 뿐이지 주야장천 강베팅으로 일관했다.
얼마 못가 이모의 시드는 무너졌다.
가방에서 지갑을 꺼낸 이모는 5만원권 뭉치를 내던졌다.
사내가 이모 얼굴에 밀착해 귓속말을 했다.
이모,천천히 해.
응.
사내는 쉬지 않고 이모에게 속삭이며 말을 걸었다.
싸움 후유증으로 지금 이모 속이 말이 아닐것이다.
블랙잭 테이블에서 여러 차례 다투었던 경험이 있기에 사내는 이모의 마음을 헤아렸다.
다시 슈가 바뀌고,
사내가 모처럼 플레이어에 승부벳을 날렸다.
테이블의 베팅 길잡이 노릇을 했던 아재 둘도 플레이어로 풀베팅을 했다.
그러자 나이든 이모들도 플레이어를 따라왔다.
그림판을 뚫어져라 쳐다보던 이모가 베팅을 미적거리더니 웬일인지 뱅커로 갔다.
왜 다들 플레이어를 갔지?
이모가 겸연쩍게 사내 눈치를 살피자,
바꿔!
사내가 단호하게 명령했다.
이모는 사내에게 순종적인 여자였다.
잠시의 고민도 없이 사내를 따라 플레이어로 바꿨다.
플레이어 카드가 펼쳐졌다.
3 6.
내츄럴 9가 떴다.
사내가 조용히 주먹을 움켜쥐었고,머쓱해진 이모가 슬며시 사내 손등을 어루만졌다.
사내가 속삭였다.
잘 바꿨지?
응.히히.
새벽 두 시가 넘었다.
사내는 슬슬 지쳐갔다.
하품이 나오고 어깨와 목이 결려왔다.
사내는 이모 눈치를 살폈다.
이틀밤을 샜다면서,
너무나도 쌩쌩했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손잡고 내려가 뜨거운 욕조에 함께 몸을 담그고 나른한 쾌감을 느끼고 싶지만,
이 노름에 미친 여자를 어떻게 꼬득이나.
이모,안 피곤해?
사내는 슬그머니 이모 반응을 살폈다.
어?글쎄 조금 피곤하긴 한데.
왜?삼촌 피곤해?
어,나 그만 내려갈까 하는데.
좀 피곤하구만.
어디서 잘 거야?
응,밑에 방 잡아놨어.
그니깐,밑에 어디냐고?
어,인투라온 옆에 새로 생긴데 있잖아.
저쪽 구석에.
이번 슈 끝나면 같이 가!
사내의 가슴에 불꽃이 번쩍였다.
같이 가자는 저 말.
너무나도 유혹적인 말이 불씨가 되어 사내 가슴속으로 파고들었다.
호텔까지만 같이 가자는 건지,
호텔방까지 같이 가자는 건지,
경계가 불분명한 모호한 말에 사내의 가슴엔 이미 불이 붙었고 불기둥이 일었다.
사내는 베팅을 하는 듯 마는 듯 시간이 어서 흐르기를 기다렸다.
이미 마음에서 떠나버린 게임,그림판을 건성으로 들여다보며 70판을 향해가는 슈가 빨리 끝나기만을 고대했다.
블랙카드 나왔습니다.
마지막 판임을 알리는 딜러의 목소리가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삼촌,한 슈 더 할래?
이모가 넌지시 사내 눈치를 살폈다.
아이구,이모야 가야지.
이틀 밤 샜다면서,
그러다 쓰러져.
낼 또 하면 돼지.
사내는 화가 난척 단호하게 말했다.
이모가 아쉽다는 듯 미적미적 칩을 가방에 넣었고 옷가지를 챙겼다.
사북오거리.
셔틀버스 정류장을 지나 지장천 갓길을 따라 두 남녀가 걸어갔다.
이모,잃었지?
뻔히 알면서도 남자가 물었다.
응,어제 오늘 삼 백 잃은거 같애.
여자가 상심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삼촌은 안 잃었지?
야금야금 약게 하더만.
아주 약았어.
약다니!
귀신같은 솜씨라고 해줘.
수 년간 단련한거야.
잘났어,정말!
이모가 베팅은 참 잘하는데,
단점이 두 가지가 있어.
뭔데.
여기서 간단히 말하기는 그렇구,
방에 가서 자세히 말해 줄게.
남자는 은연중에 우리는 지금 한 방을 쓰게 될 것이라는 것을 내비쳤다.
그러나 여자는 생각이 다른듯 했다.
딴소리를 한 것이다.
지금 빈 방이 있을까?
이모 방 따로 잡으려고?
저긴 밤 12시 넘으면 무인카운터 운영이라,
직원이 없을텐데.
이모!
응?
저기...
지금 휴가철에 성수기라 방 잡기가 어려울거야.
방 있어도 비쌀거고...
괜찮으면 내 방에 가서 자.
어차피 이 동네서 자봐야 잠도 잘 안 오고 이제 자봐야 서너 시간 잘 텐데,
호텔비 아깝잖아.
.......
남자의 제안에 여자는 답이 없었다.
아이고,또 심각해진다.
난 어차피 혼자 자도 바닥에서 자니까 침대는 이모가 써!
오늘 베팅교육 해줄게!
이모 단점 두가지,확실히 보완해 주고 난 바닥으로 꺼져줄게!
두가지만 고치면 이모는 이제 이모들 중에 최고 베터가 될 거야!
남자가 가볍게 웃으며 여자의 어깨를 잡았다.
브래지어 끈이 사내 엄지에 잡혔다.
삼촌!집에 애들 몇 이야?
여자가 진지한 표정으로 물었다.
어?갑자기 그건 왜!
아니,삼촌은 아무렇지도 않아?
난 자꾸 집에 애들이 생각나네.
나 여기 못 들어가.
이모!
응?
플레이어,뱅커만 생각해!
그렇게 생각이 복잡하니까 돈을 잃는거라구!
자아~~
사내가 한 발자국 뒤에 쳐진 여자에게 손을 내밀었다.
잠시 머뭇거리던 여자가 남자의 눈치를 살피더니 곧 손을 잡았다.
쏴아ㅡ아ㅡ아ㅡ
저녁에 쏟아진 국지성 집중 호우로 지장천엔 무서운 속도로 흘러가는 물소리가 넘쳐났고,
냐옹~~
길고양이 한 마리가 호텔 입구로 진입하는 남녀의 뒷모습을 빤히 쳐다보며 입맛을 다셨다.
-끝-
감사합니다.
댓글목록0